모두 끝냈는데, 전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서별 완료를 전략의 성과로 묶는 마지막 판단

완료라는 말은 한 가지처럼 들리지만 회사 안에서는 서로 다른 세 가지를 가리킨다. 담당자가 일을 끝낸 것, 부서가 목표를 채운 것, 회사가 전략적 약속을 실현한 것이다. 앞의 두 가지가 모두 확인돼도 마지막 하나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신시장 진입을 준비한 회사의 점검표를 떠올려 보자. 잠재고객 인터뷰, 시제품 개발, 시험생산, 원가 검토가 모두 완료로 표시돼 있다. 각 항목은 담당 부서의 기준으로 보면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가 “그래서 반복 주문과 이익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물으면 점검표에는 답할 칸이 없다.

과업 완료율과 목표달성률을 하나의 전략 진척률처럼 읽으면 성격이 다른 판단이 한 숫자에 섞인다.

완료가 모였는데도 전략이 끝나지 않는 이유를 다르게 설명할 수도 있다. 판정 단계가 없어서가 아니라, 처음에 회사가 만들려던 상태를 부서별 과업보다 먼저 써 두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완료 뒤의 판정보다 시작 시점의 성공조건이다.

성공조건을 미리 정해 두면 판정은 쉬워진다. 판정 주체와 시점까지 시작 문서에 적을 수도 있다. 그래도 증거가 여러 부서와 시점에 흩어져 도착하면 미리 정한 조건만으로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답하기 어렵다. 나뉘어 수행된 일이 다시 모였을 때, 그 결과가 하나의 약속을 실현했는지 누가 어떤 근거로 판단하는가. 이 글은 그 마지막 판단을 살핀다.

완료라는 말이 가리키는 세 가지

완료의 구분주로 묻는 질문확인하는 증거
과업 완료담당자가 약속한 일을 끝냈는가산출물, 일정, 완료 상태
부서 목표 달성부서가 정한 목표를 채웠는가부서 KPI, 비용, 품질, 납기
전략적 실현회사가 약속한 상태에 가까워졌는가부서 간 결과의 연결, 고객 반응, 경제성, 지속 가능성

세 가지는 모두 살펴야 한다. 과업 완료와 부서 목표 달성은 대개 전략적 실현의 중요한 조건이다. 반대 방향도 생긴다. 부서 목표 일부가 미달했는데 회사의 약속은 앞으로 나간 경우를 완료율만 보면 놓친다.

영업의 접촉 건수와 개발의 시제품 완성은 각각 분명한 성취다. 하지만 고객이 다시 주문할 이유가 생기고, 공정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며, 원가를 회사가 감당할 수 있어야 새 시장 진입이라는 약속에 가까워진다. 서로 다른 성취가 같은 약속을 향하는지를 봐야 한다.

부서의 지표는 왜 그대로 더해지지 않는가

회사는 부서 지표를 대개 그 부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맞춰 만든다. 예를 들어 영업은 고객 접촉과 수주를 보고, 생산은 수율과 납기를 본다. 이렇게 나누지 않으면 누가 무엇을 관리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분업에 맞춘 지표는 각자의 일을 보이게 한다. 그러나 전략은 부서와 부서가 이어질 때 이루어진다. 영업이 따낸 주문은 개발 사양과 맞아야 한다. 그 사양은 생산이 반복해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 결과가 고객이 느끼는 가치와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부서별 보고가 모두 맞는데도 회사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말하지 못한다.

성과관리 연구는 이 문제를 오래 다뤄 왔다. 알도니오 페레이라(Aldónio Ferreira)와 데이비드 오틀리(David Otley)는 회사의 성과관리 체계를 살피는 열두 개 질문을 만들었다.[1] 비전과 사명, 핵심성공요인, 전략과 계획, 성과지표, 목표치, 평가, 보상, 정보 흐름이 여기에 들어간다. 이 구성요소들이 서로 다른 부서와 시점에서 만들어지면, 각각은 합리적이어도 전체가 하나로 맞물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전략실행 연구 자체가 조직의 여러 수준을 함께 다루는 경우는 아직 많지 않다. 카스페르 감보르 홀름(Casper Gamborg Holm)과 동료들은 전략실행 연구 160편을 검토했다. 그 가운데 72%는 한 분석수준만 다뤘다. 두 수준 이상을 다룬 연구는 28%였다. 두 수준을 넘긴 연구는 전체의 7%였다. 연구진은 조직의 여러 수준을 함께 보고, 시간에 따라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정리했다.[2]

부서별 완료와 전략적 실현이 어긋날 수 있다는 현상 자체는 새롭지 않다. 이 어긋남의 원인도 여러 연구가 이미 짚었다. 지표에서 빠진 항목과 계층 사이의 불일치[1], 목표와 보상의 불일치[5], 숫자를 맞추려고 일을 바꾸는 행동[6]이다. 이 글은 더 좁게 묻는다. 조직은 그 어긋남을 어떻게 발견하고, 흩어진 증거를 어떻게 하나의 판단으로 만드는가.

앞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난 뒤 결과를 누가 인수할지를 다룬 적이 있다. 이번 글은 인수자를 한 명으로 정할 수 없는 경우를 본다. 여러 부서의 결과가 함께 돌아왔고 어느 부서도 전체를 혼자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완료보고가 모인 뒤에 시작되는 판단

여러 부서의 성취가 모인 뒤에 남는 일은 네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증거를 조립한다. 각 부서의 산출물과 지표가 어느 전략적 약속에 속하는지 연결한다. 다음에는 빠진 조건과 반대 증거가 없는지 따져 본다. 이 단계를 반대 검토라고 부르겠다. 신규 고객은 생겼지만 반복 주문이 없는지, 시제품은 완성됐지만 양산 원가를 감당할 수 없는지 확인한다.

그 결과에 따라 설명을 수정한다. 처음 세운 성공조건이 너무 좁았는지, 실행이 모자랐는지, 전략 판단이나 시장 조건이 달라졌는지 다시 본다. 성공조건이 좁았다는 결론이 나오면 다시 봐야 할 것은 실행이 아니다. 처음에 전략을 부서 과업으로 나눈 단계다. 마지막으로 실현, 부분실현, 재개방 가운데 현재 상태를 판정한다. 재개방은 약속을 완료로 닫지 않고 다시 열어 두는 상태다. 어느 쪽이든 다음 결정과 자원배분에 연결한다.

조립 → 반대 검토 → 수정 → 판정은 검증된 이론모형이 아니다. 여러 부서의 완료가 하나의 전략적 실현 주장으로 바뀌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이 글이 세워 본 작업 순서다.

조립은 증거를 모으는 일이면서 동시에 인과를 주장하는 일이다. 어느 성취가 어느 결과를 만들었는지는 흔히 끝까지 확정되지 않는다. 그 한계는 판정 절차를 갖춰도 사라지지 않는다. 실제 사례에서 이 과정이 별도의 회의와 권한으로 존재하는지, 기존 성과관리와 전략점검 연구가 이미 충분히 설명하는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

전략 점검에서 질문이 달라지는 지점

회의는 부서별 진행률을 확인하는 자리와 전략의 실현 여부를 판정하는 자리로 나눠 볼 수 있다. 둘은 같은 자료를 보지만 물어야 할 질문은 다르다. 다만 자리를 나누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답이 나왔을 때 실현·부분실현·재개방 가운데 어느 상태로 닫을지, 누가 그 판정을 내릴지가 남는다.

완료 확인에 머무는 질문전략적 실현을 확인하는 질문
각 부서가 맡은 일을 끝냈는가완료된 일들이 회사의 어떤 상태를 바꾸었는가
목표 수치를 채웠는가그 수치들이 같은 전략적 약속을 지지하는가
미완료 과제는 무엇인가완료 주장을 뒤집을 증거는 무엇인가
담당자는 누구인가누가 실현·부분실현·재개방을 판정할 수 있는가

보고 항목을 늘려도 실현 여부를 판단하는 책임까지 생기지는 않는다. 모든 과업을 전략에 억지로 연결하면 관리 부담만 커진다. 반복적이고 영향이 작은 업무나 결과가 바로 드러나는 약속은 부서 수준의 확인으로 충분하다.

별도의 판단이 의미 있는 약속은 따로 있다. 여러 부서의 결과가 함께 맞물려야 하고, 필요한 증거가 서로 다른 시점에 도착하며, 어느 한 부서도 전체를 판단하기 어려운 약속이다. 판정에 필요한 증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 상태를 매기는 대신 언제 무엇을 다시 볼지 정해 두는 편이 낫다.

물론 판정을 따로 하지 않아도 다음 해 손익과 재수주가 답을 준다고 볼 수 있다. 그 답이 왔을 때, 그것이 어느 약속에 대한 답인지 이어 볼 근거는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

회사의 성과를 목표와 지표로 관리하고 평가하는 일을 경영학에서는 관리통제라고 부른다. 어떤 지표가 어떤 전략에 이어지는지 설계하는 일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그렇게 설계한 연결이 실제로 성립했는지를 지금 누가 판정하는지는 충분히 정리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성과자료를 답이 확정된 표로 두지 않고, 전략적 불확실성을 놓고 계속 대화하는 재료로 쓰는 방식은 이미 있다. 로버트 사이먼스(Robert Simons)는 이를 상호작용적 통제라고 불렀다.[3] 다만 대화를 이어 가는 것과 지금 어디까지 실현됐는지 상태를 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누가 그 판정을 반박하고 다시 열 수 있는지까지 함께 물어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제안이다.

전략은 언제 끝나는가

전략실행 연구는 실행을 여러 활동의 묶음으로 본다. 조직을 다시 짜는 일, 사람과 예산을 배정하는 일, 진행을 지켜보는 일, 무엇이 문제인지 규정하고 부서끼리 협상하는 일이 모두 실행에 들어간다.[4] 회사의 전략은 어느 한 부서의 계획이나 KPI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다른 시간과 기준으로 만든 성취가 서로 연결될 때 조직 수준의 변화가 된다.

그 연결을 누가 어떤 증거로 인정하는지는 아직 더 연구해야 할 문제다. 최고경영자의 승인만으로 충분한지, 고객과 운영 결과가 어느 정도 쌓여야 하는지는 사례마다 다를 것이다. 반대 증거를 제기한 사람이 재개방을 요구할 수 있는지도 마찬가지다. 판정권을 한곳에 모으면 반대 증거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숫자를 다 모은 뒤에도 남는 질문이 있다. 누가 어떤 증거로 전략의 실현을 인정하고, 어떤 반대 증거 앞에서 다시 열 것인가.

참고문헌과 주석

[1] Ferreira, A., & Otley, D. (2009). The design and use of performance management systems: An extended framework for analysis. Management Accounting Research, 20(4), 263-282. https://doi.org/10.1016/j.mar.2009.07.003

[2] Holm, C. G., Kringelum, L., & Anand, A. (2026). Creating effective strategy implementation: A systematic review of managerial and organizational levers. Review of Managerial Science, 20(2), 673-705. https://doi.org/10.1007/s11846-025-00880-3

[3] Simons, R. (1995). Levers of Control: How Managers Use Innovative Control Systems to Drive Strategic Renewal.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4] Friesl, M., Stensaker, I., & Colman, H. L. (2021). Strategy implementation: Taking stock and moving forward. Long Range Planning, 54(4), 102064. https://doi.org/10.1016/j.lrp.2020.102064

[5] Kerr, S. (1975).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18(4), 769-783. https://doi.org/10.5465/255378

[6] Lewis, J. M. (2015). The politics and consequences of performance measurement. Policy and Society, 34(1), 1-12. https://doi.org/10.1016/j.polsoc.2015.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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