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자를 맞이한 팀이 다시 배워야 할 것
새 사람의 강점을 배우는 일은 기존 팀에도 남아 있다
채용공고에는 ‘경력 5년 이상’이라고 적힌다. 회사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해 왔고 무엇을 혼자 해낼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런데 이력서에는 앞으로 함께 일할 사람들이 그 강점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적혀 있지 않다.
경력자는 자신이 쌓아 온 지식과 경험으로 새 회사의 일을 시작한다. 회사는 그 경험을 보고 채용한다. 하지만 동료들은 면접에 참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담당 업무와 직함 정도만 알고 있을 수도 있다. 어떤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지는 일하면서 비로소 드러나기도 한다.
새 사람을 위한 교육은 대개 회사의 고객과 제품, 절차를 알려 주는 데서 시작한다. 그 일은 필요하다. 다만 교육받는 사람만을 보면 반대 방향의 학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기존 팀은 새 동료의 무엇을 알아 가고 있는가.
채용 직후 관리자의 설명과 조정 시간이 먼저 늘어나는 문제는 앞선 연구노트에서 살폈다.[1] 이번 글은 관리자의 시간을 어떻게 줄일지보다, 이미 들어온 사람의 전문성을 팀이 어떻게 알아보고 활용하는지에 집중한다.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 적응하는 문제와, 그 사람을 동료들이 제대로 아는 문제는 겹치지만 같지는 않다.
새 품질 담당자가 불량 원인을 분석하는 데 경험이 많다고 가정해 보자. 동료들은 그를 검사 결과를 취합하는 담당자로만 알고 있다. 분석이 필요한 문제가 생겨도 다른 부서에 먼저 도움을 구한다. 새 담당자에게는 검사표와 보고서를 모아 달라는 요청이 이어진다.
이 경우 채용할 때 본 능력과 팀이 실제로 쓰는 능력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 불량 분석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이력서에서 확인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 경험이 필요한 일을 함께 맡아 보지 못했다면, 동료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는 여전히 막연할 수 있다.
물론 이 장면만으로 원인을 정할 수는 없다. 자료 접근이 막혀 있을 수도 있고, 이미 맡은 일이 너무 많을 수도 있다. 전문성을 알아도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길 권한이 없을 수도 있다. 이 글이 따로 살펴보려는 것은 그런 조건과 함께, 팀이 서로의 강점을 충분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다.
누가 무엇을 아는지, 팀은 어떻게 배우는가
개인의 경력과 함께 일한 경험은 서로 다른 정보를 준다. 개인의 경력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알려 준다. 함께 일한 경험은 동료의 판단을 어느 때 활용하면 좋은지, 서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 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불량 원인을 분석할 줄 아는 것과, 분석이 필요한 순간에 동료들이 그 사람을 찾는 것은 다른 일이다. 동료가 도움을 요청해도 담당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제때 건네지 못할 수 있다. 분석 결과를 다음 업무에서 어떻게 쓸지 서로 정하지 못하면 협업은 거기서 끊긴다. 팀의 경험에는 누가 잘하는지를 알아보는 일뿐 아니라 그 능력을 함께 써 본 경험도 들어간다.
이런 구분은 새롭지 않다. 레이 리건스(Ray Reagans)와 동료들은 2005년 병원 연구에서 개인의 경험, 조직에 쌓인 경험, 함께 일한 경험을 나누어 살폈다.[2] 개인 경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공동 경험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출발점이다.
조직 연구에서는 각자가 가진 지식과 ‘누가 무엇을 아는지’에 대한 공동 이해를 연결하는 체계를 교류기억체계(Transactive Memory Systems)라고 부른다. 모두가 같은 지식을 외우는 방식과는 다르다.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서 누구의 지식을 찾아 쓸 수 있는지 함께 아는 것이다.
이를 단순히 친분으로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함께 식사하고 오래 근무했다고 어떤 문제를 누구와 풀어야 할지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아도 같은 과제를 수행하며 서로의 전문성을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가까움만이 아니라, 실제 과제에 필요한 지식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가다.
앞의 2005년 연구에 참여했던 린다 아르고트(Linda Argote)는 동료들과 함께 전문성에 대한 공동 이해를 병원 외상팀에서 다시 살폈다. 연구진은 외상환자 121건의 응급처치 영상과 병원 자료를 활용했다. 팀의 공동 경험은 개인 경험과 별도로 교류기억체계와 관련됐고, 이 체계는 공동 경험과 환자의 중환자실 체류기간을 잇는 경로로 나타났다.[3]
다만 추가 요인을 고려한 일부 분석에서는 병원 전체 체류기간과의 관계가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 환자의 중환자실 체류기간과 병원 전체 체류기간을 같은 강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연구는 2025년 말 공개돼 2026년 권호에 실렸다. 개인의 경력과 팀원들이 함께 일한 경험을 따로 측정하고, 팀 행동을 영상으로 관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다만 한 병원의 비무작위 관찰자료이므로 회사에서 같은 효과가 난다거나 공동 경험이 성과를 높이는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문성을 안다는 응답과 실제 행동도 구분해야 한다. 도미니크 코스트(Dominique Kost)와 동료들의 2026년 연구는 세 역할의 협력이 필요한 위기대응 모의과제를 수행한 24팀을 살폈다. 연구진은 반복되는 업무 루틴 안에서 한 역할이 수행하는 행동과 여러 역할을 잇는 행동을 나누었다. 교류기억체계와 성과의 직접 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역할 간 행동을 거치는 간접 관계는 관찰됐다.[4]
이를 회사에 적용해 보면 직원 소개에 전문 분야를 적는 일과, 필요한 과제에서 실제로 그 사람과 일하는 일을 별도로 볼 수 있다. 소개 자료는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볼지 알리는 출발점일 수 있다. 동료들이 언제 정보를 건네고, 어떤 판단을 함께 검토하며, 그 결과로 다음 일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과제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적용 해석이지 검증된 사내 운영법은 아니다.
앞의 품질 담당자도 불량 분석을 함께 맡아 보면 동료의 기대와 자신의 경험이 만날 기회가 생긴다. 영업이 어느 고객의 문제를 먼저 알려 줘야 하는지, 생산이 어떤 기록을 준비해야 하는지 서로 알아 갈 수 있다. 새 담당자는 분석 결과가 실제 개선에 쓰이려면 누구와 논의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개인의 기술이 다른 사람의 준비와 이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공동 경험을 단순히 ‘함께 근무한 기간’으로 세기는 어렵다. 같은 사무실에 있어도 서로의 판단을 활용할 일이 거의 없을 수 있다. 반대로 짧은 기간이라도 다른 사람의 지식 없이는 끝낼 수 없는 과제를 수행했다면 무엇을 기대하고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회사에서 이 차이가 어떤 결과와 연결되는지는 더 관찰할 문제다.
같은 자리에 앉았다고 같은 사람은 아니다
함께 일한 경험이 쌓이면 새 구성원이 들어와도 더 쉽게 협업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기존 팀의 경험이 과거 구성원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가령 전임 품질 담당자는 검사기준을 관리하고 보고서를 정리하는 데 강했다고 해 보자. 그 사람이 떠난 뒤 불량 원인 분석에 강한 담당자가 들어왔다. 업무 이름과 소속은 같아도 동료가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업무를 계속 수행할 필요는 있지만, 예전 사람에게 요청하던 일만 이어진다면 새 강점을 활용할 기회는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새 담당자도 기존 절차를 배워야 한다. 동시에 기존 팀도 그 사람에게 어떤 문제를 맡길 수 있는지 다시 알아야 한다. 강점을 아직 모르는 경우와, 강점은 알지만 전임자에게 요청하던 일만 계속 맡기는 경우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의 경우에는 서로를 알아 갈 기회가 있었는지 살펴본다. 뒤의 경우에는 이미 아는 강점이 실제 업무 배분에 반영됐는지 확인한다. 초기 협업이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경력자가 우리 회사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정리하기는 어렵다.
카일 루이스(Kyle Lewis)와 동료들은 2007년 일부 구성원이 바뀐 집단을 실험했다. 기존 구성원들이 이전 집단에서 형성한 교류기억체계에 의존하면서 지식을 활용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고했다.[5] 20년 가까이 된 연구이고 이 글에서 확인한 범위도 초록에 그친다. 그 한계를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지만, 오래된 공동 경험이 언제나 현재 팀에 그대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례다.
이 결과가 특정 회사의 영입 실패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새 사람이 들어온 뒤에도 팀이 예전 담당자가 잘하던 일을 그대로 기대하는지 살펴볼 이유는 준다. 협업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새 사람의 경험과 태도만 살피면, 기존 팀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 낡았을 가능성은 놓치게 된다.
이것은 오래 일한 사람의 고집을 탓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기존 방식으로 일이 잘 돌아왔다면 서로의 능력을 다시 알아볼 계기가 적었을 수 있다. 자리가 비어 사람을 충원했다는 사실과, 팀이 새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생겼다는 사실은 동시에 일어난다. 앞의 일만 처리하면 뒤의 변화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존 팀을 해체하거나 구성원을 자주 바꾸라는 뜻은 아니다. 공동 경험의 이점과 새로운 전문성을 배울 필요를 함께 보는 문제다. 사람을 유지하는 결정과 역할을 그대로 두는 결정도 같지 않다. 같은 구성원이 계속 일하더라도 새로 맡는 과제가 달라지면 서로에게 필요한 능력도 달라질 수 있다.
모든 업무에 이런 경험이 같은 정도로 필요하지는 않다. 각자 독립적으로 끝낼 수 있는 일과 서로의 전문 판단을 계속 연결해야 하는 일은 다르다. 개인의 기술 부족, 자료 접근의 제약, 잘못된 보상처럼 다른 원인이 확인된다면 공동 경험만으로 설명해서도 안 된다.
동료들이 새 담당자의 강점을 알고 분석을 요청했는데도 일이 넘어오지 않았다면, 업무량과 권한, 배분 방식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요청이 없었다고 곧바로 강점을 몰랐다고 판단할 수도 없다. 요청을 꺼리는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 동료가 그 사람의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와 일을 맡기는 조건은 요청 부재의 이유를 가늠할 단서다.
회사가 새 구성원을 알아 가고 있는지는 소개 시간의 길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 사람의 강점을 들은 뒤 실제로 맡기는 일이 달라졌는지, 함께 과제를 수행하면서 처음 기대를 수정했는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기대와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일은 영입이 잘못됐다는 판정에 앞서 서로를 더 정확히 알아 가는 기회일 수 있다.
처음의 품질 담당자에게도 모든 불량 문제를 혼자 해결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함께 분석해 본 뒤에는 동료들이 자료를 준비하는 방식이 바뀔 수도 있고, 처음 기대했던 능력과 실제 강점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다. 이 차이를 받아들여 다음 과제를 함께 정할 수 있는지가 남는 문제다.
이력서에는 그 사람이 해 온 일이 적혀 있다. 새 팀에서 서로 어떤 도움을 주고받을지는 아직 적혀 있지 않다. 새 사람이 회사에 익숙해지는 동안, 동료들이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일도 달라질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과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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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조(2026-07-26). 성장은 왜 시장보다 관리자의 시간에서 먼저 멈추는가?. 개인 경력과 조직이 사람을 받아들이는 능력의 차이는 선행 글에 이미 있다. 이번 글은 구성원 변경 뒤 기존 팀의 전문성 기대와 실제 활용이 달라지는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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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gans, R., Argote, L., & Brooks, D. (2005). Individual experience and experience working together: Predicting learning rates from knowing who knows what and knowing how to work together. Management Science, 51(6), 869-881. https://doi.org/10.1287/mnsc.1050.0366 (출판사 초록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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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gote, L., Guo, J., Haan, K.-W., Rosengart, M. R., Teng, C. Y., & Kahn, J. M. (2026). Transactive memory systems and hospital trauma team performance: Shared experience in action teams. Organization Science, 37(1), 48-70. https://doi.org/10.1287/orsc.2024.19022 (온라인 공개 2025-12-09. 선택한 HTML 구간 기준. 영상 코딩 기간은 2017-2019년이며 전체 표·부록은 미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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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t, D., Hærem, T., & Pentland, B. (2026). Transactive memory systems and team performance: The mediating role of routines. Industrial and Corporate Change, 35(4), 955-982. https://doi.org/10.1093/icc/dtaf062 (출판사 색인 초록·서론·이론 구간 기준. 전체 본문·부록 정독은 미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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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wis, K., Belliveau, M., Herndon, B., & Keller, J. (2007). Group cognition, membership change, and performance: Investigating the benefits and detriments of collective knowledge.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03(2), 159-178. https://doi.org/10.1016/j.obhdp.2007.01.005 (출판사 색인 초록 기준. 기업의 인과 효과로 일반화하지 않음.)